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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의 특별한 수업

  • 날짜
    2014-07-16 15:31:44
  • 조회수
    887
자연 수업이라면 백날 교실에 앉아 이것저것 외우기보다 단 한 번이라도 들로, 강으로 나가서 보고 느끼는 것이 가장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런데 자연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려면 어떻게 수업을 진행해야 할까? (...)

"너희는 판초를 입고 숲으로 들어갈 거야. 지금부터 무슨 말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
절대로 뛰거나 빨리 걸어서도 안 돼. 그러면 작은 동물들이 모두 놀라서 달아날 거야. 마음에 드는 장소를 조용하게 찾은 다음, 누구도 알아볼 수 없도록 판초로 완전히 너의 존재를 숨기고 눈만 밖을 향하도록 해. 그리고 모래시계를 처음으로 돌려놓고 모래가 모두 흘러 내릴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도,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네 옆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해봐. 그러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자연현상들을 보게 될 거야." (...)

◎ 혼자 있기에 좋은 장소를 선택한다.
◎ 판초를 두르고 편안하고 앉는다.
◎ 모래시계를 처음으로 돌려 놓는다.
◎ 지금부터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다.
◎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기다리고 관찰해라.
◎ 모래시계가 모두 흘러내리면 판초를 벗는다.
◎  빈 페이지에 앉아 있던 장소에 대해서 그리거나 글로 쓰라.

독일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관광지는 물론, 집 가까이에 있는 작은 숲이나 개울에서도 '개발'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자연을 개발한답시고 인간의 손에 내맡긴 결과물인 독일 운하가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했는지 수업시간에도 자주 언급된다. 100여 년에 걸쳐 완공된 독일 운하는 당초 목표했던 경제적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파괴했다. 게다가 구불구불 흐르면서 적당한 범람으로 속도를 조절했던 물살을 직선으로 흐르게 만들어 홍수의 원인만 제공했다고 한다.

지금 독일인은 조상의 크나큰 실수를 만회하고자 강의 둑을 다시 헐어내고 범람지와 습지를 되살려 구불구불한 원래 강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재자연화 공사를 하고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자연 공부를 이렇게 시작하나보다.

[독일 교육 이야기 - 숲에 숨어들어 자연을 배우다] 중에서